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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준 칼럼니스트=푸른한국닷컴] 1960년에 있었던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의 미국 최초의 대선 후보 TV 토론은 미디어의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 토론이었다.
당시 토론을 시청하던 시청자들은 눈동자가 흔들리고 땀을 뻘뻘 흘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닉슨 부통령보다 토론 내내 젊고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 케네디 상원의원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이러한 평가는 선거일까지 변하지 않았다.
이렇듯 대중은 선거 출마자의 정치적 소신이나 정책 보다는 미디어가 보여주는 후보자의 이미지에 따라 투표를 하게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어제(15일) 있었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의 선고 결과도 마찬가지다.
법원이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조승래 수석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정적 말살 수사에 법원이 유죄 판결로 화답한 명백한 정치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1심 판결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민주당의 이러한 반발이 억지임을 알수 있다.
통상 1년 안에 3심까지 마쳐야 하는 공직선거법 재판 절차까지 무시하며 거대 야당의 권력을 이용해 일반인이라면 생각할수도 없는 재판지연 전략까지 구사하며 1심만 2년 2개월을 끌어온 민주당이었지만 꼼수 전략만 생각하다가 지금 시대가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간과한 결과가 이번 1심 판결이라 할 것이다.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구당 TV보급률이 95.6%이고, 스마트폰 보급률은 94.2%인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대중이 미디어가 전해주는 정보만 취득하는 일방 소통이었다면, 지금 시대는 SNS나 댓글을 통해 적극 참여하는 양방향 소통 시대다.
정치이슈를 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셀 수 없고, 특정 이슈에 대한 정치인의 발언이나 유튜브 방송은 Shorts 영상이라는 이름으로 편집되 SNS를 통해 공유되는 시대이기에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재판 판결문에 선거과정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제기된 혐의 사실에 대해 ‘의혹에 대한 해명이라는 명목을 빌어 방송을 매체로 이용함으로써 허위사실 공표로 인해 일반 선거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하여 민의가 왜곡될 수 있는 위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시한 것이다.
이 대표는 1심 판결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의 이 장면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자신의 유죄 판결이 불편하겠지만 미디어가 삶을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은 팩트에 입각한 정치인의 책임있는 발언에 대해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준 법원의 이번 판결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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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준 peterseo1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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