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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진 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장관 사진@다음인물 | ||
[고성혁 군사전문기자]김관진 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그리고 북한의 황병서와 김용건 간에 4일에 걸친 속칭 마라톤 회담을 했다. 그러나 회담 결과에 대해 네티즌의 비아냥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먼저 4일간 밤낮으로 회담을 했다는 결과가 고작 그 것뿐이냐는 일반적인 내용에서부터 매우 구체적인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네티즌들이 거론하는 것은 합의문 2항에 나오는 유감(遺憾)이라는 단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5일 새누리당 연찬회 자리에서 “이번 합의가 북한으로부터의 '유감(遺憾)'표시를 이끌어 낸 첫 사례로, 포격 도발 등에 대한 확실한 재방방지책 또한 마련했다”고 자평(自評)하면서 “북측이 포격 도발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부분은 남북관계에 있어 북한이 책임있는 자세를 인정한 중요한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네티즌들 - 유감은 사죄의 뜻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주장은 달랐다. 지뢰도발의 주체(主體)가 명확하지 않은 문구(文句)에 사용된 <유감>이라는 단어는 사죄(謝罪)의 의미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과거 북한 121부대가 청와대를 기습한 것에 대해 김일성은 “맹동분자들이 한 짓”이라고 사건의 주체를 밝힌 후 유감(遺憾)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뢰도발에 대한 주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유감이라는 뜻은 완전히 달라진다. 제 3자적 관점에서 “애석하게 되었다” 또는 “애석하게 생각한다”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일단 유감(遺憾)이라는 사전적 의미도 사죄(謝罪)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 유감(遺憾)의 사전적 설명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라고 적혀있다.
유감(有感)은 단지 ‘느끼는 바가 있다’ 일 뿐이다. 미(美) 외교관 경력 25년의 버제스씨는 SNS를 통해 “유감은 과거에 벌어진 일에 대해 불운(不運)했다는 것을 나타낼 뿐 사과도, 책임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유감’이라는 표현에 대한 자화자찬식 설명은 네티즌들에게 비웃음을 사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위안부(慰安婦)에 대해 일본이 ‘유감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사죄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라고 비꼬았다.
네티즌들의 위트넘치는 남북 합의문 재해석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합의문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올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는 합의문 2항에 대해 < 누구짓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놈들이네. 정말 유감이다. 민족애를 발휘하여 위로해 줄께> 라고 설명을 곁들이면서 홍장관의 자화자찬식 설명을 꼬집었다. 애매모호한 문구에 대해 북한은 우리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개된 합의문에 대한 위트넘치는 재해석이다.
|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 < 함 만나줄께 대북확성기 꺼주라 > 2. 북 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 4. 북 측은 준 전시 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갖기로 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
특히 6항에 대한 재해석은 압권이다.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표기하지만 속내는 <돈줘>라는 설명은 너무도 명쾌하다.
이것은 일반국민의 시각이기도 하다. 청와대식 아전인수격 해석보다는 네티즌이 올린 합의문에 대한 재해석이 보다 명쾌하게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청와대 참모진만 모르는 것일까?
이번 합의문에 대해 청와대가 그 어떤 해석을 하더라도 대북방송을 중단한 것으로 회담은 북한이 이긴 게임이다. 북한은 주체가 모호한 <유감>이라는 말 한마디로 눈에 가시같은 대북방송을 중단시켰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로부터 이산가족상봉과 민간교류라는 명목으로 또 다시 일명 <퍼주기>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설명을 한 순간에 헛소리로 만든 북한 황병서
김관진 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애절한(?) 설명도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으로부터 부정되었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 북측 수석 대표로 참석했던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북한 조선중앙TV에 직접 등장해서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상대 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감>은 사죄라는 뜻이라는 통일부 장관의 설명은 한마디로 헛소리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김관진 안보실장은 자진사퇴하는 것이 명예를 지키는 것
김관진 실장은 과거 국방장관시절부터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원점을 타격하겠노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실제상황이 벌어지자 김관진 안보실장의 존재는 그 어디에도 찿아 볼 수 없었다.
결국 김관진 안보실장은 북한의 황병서와 4일간의 마라톤협상에서 결국은 대북방송 중단이라는 굴욕적인 결과만 내 놓았다. 회담 개최시간 자체도 문제였다. 회담개시는 우리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간 기준이었다. 3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3시까지 북한대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우리 대표단은 그대로 돌아왔어야 했다. 일각에선 이 부분을 두고 처음부터 기싸움에 밀렸다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김관진 안보실장의 회담성과에 대한 역설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번 회담도 북한의 선전선동에 철저히 이용된 결과가 되었다. 이제 김관진 실장의 역할은 끝났다. 자신의 책임을 통감한다면 자진 사퇴만이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길이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고성혁 sdkoh406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