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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테러’를 이겨낸 월즈 결승 MVP ‘구마유시’ 이민형 T1과 결별 FA 선언

기사승인 2025.11.18  14: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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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30일 DDP에서 열린 T1콘서트 행사 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하는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 출처 : T1 공식 유튜브 채널
‘페이커’ 이상혁의 계승자 포지션을 스스로 포기한 ‘구마유시’ 이민형
 
[최성환 빅픽처 대표] 지난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롤드컵(이하 월즈) 결승전에서 같은 국내 프로팀인 KT 롤스터와의 통신사 더비에서 T1은 최초의 쓰리핏(3회 연속 우승)과 통합 6회 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T1 팬들은 계약이 곧 끝나는 탑 라이너(Top lane) ‘도란’ 최현준 원거리 딜러(Ad carry) ‘구마유시’ 이민형의 재계약을 기다렸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구단인 T1 팬들은 구마유시의 팀에 대한 충성심을 믿었다. 그는 2020년 말 주전이 아님에도 재계약을 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고의 선수가 있을 곳은 티원이니까’라는 문구를 유행시켰으며 작년과 제작년에 우승 후 받지 못했던 파이널 MVP를 획득하였다.

이는 2017년 삼성갤럭시(현 젠지) 시절 ‘룰러’ 박재혁 이후 같은 포지션에서 8년만에 배출한 것으로 같은 팀의 가장 인기 많은 ‘페이커’를 제치고 받은 것이다.
 
한편으로 T1 팬들은 불안해했는데 우선 구마유시가 작년 FA 때도 1년 재계약을 한 것이었다. 같은 시기 팀 동료 ‘오너’ 문현준과 ‘케리아’ 류민석은 2년을 그리고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왕세자가 회장으로 있는 ‘레드씨 글로벌’의 스폰서 협약 체결로 자금 확보 후 ‘페이커’ 이상혁과 4년 재계약을 맺었다. 구마유시만 유일하게 단년 계약을 체결했던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 ‘제우스’ 최우제의 FA 선언 이후 한화생명 이적으로 T1 프런트가 구마유시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불안해했다. 결국 11월 17일 오후 9시 정각 LCK의 스토브리그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지 12시간 만에 T1 공식 SNS에 결별 소식과 이별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해 제우스의 한화생명 이적에 대한 대처부족을 비판받은 T1 구단 측은 템퍼링 의혹 제기 또는 SNS의 기록 삭제같은 비판받을 행동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선수와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지난해 페이커 4년 재계약을 성사시켰고 중동 스폰서 계약을 채결했던 안웅기 COO 등은 이번 재계약 불발로 팬들의 공세를 비판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구단의 주급체계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 vs 선수케어 부족의 결과
 
T1은 과거 SKT T1 시절부터 e스포츠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를 지난 구단이다. 그래서 기존 팬들도 많고 별칭 장로들이라고 불리는 과거 은퇴한 전설들과의 유대도 종종 보여준다. 스타크래프트 시절 임요환부터 리그오브레전드의 ‘페이커’ 이상혁 등을 포함해 심지어 구마유시의 친형인 ‘이노베이션’ 이신형은 스타크래프트2 우승자였다.
 
그런데 팬들이 많으면 안티도 많다. 그보다 문제는 팬을 가장한 악성 팬덤들이었다. 그들의 대표적인 서식지는 디시인사이드의 ‘T1 응원 갤러리’ 속칭 티응갤이었다. 필자가 T1 팬이 아니라서 이들의 오래된 역사는 모르지만 유독 이들은 구마유시를 엄청나게 비난했다.

심지어는 언론사 기자들 수십명한테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5,000명 넘게 서명을 받아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T1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국내 리그에서 우승해본 적이 없었다. 2022년 스프링 시즌 전승 우승 이후 국내 리그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서머 시즌 3위 올해 통합 시즌에는 4위로 기록해 가장 낮은 시드로 롤드컵에 참가했다.
 
그러면 작년 가을에 가장 큰 국제대회 우승으로 마무리했지만, 올해 초반은 부진한 것이 이상한 게 아니었다. 그럼 비판하고 싶으면 선수 전체를 비판해야 되는데 유독 구마유시만 저격한 것이다.
 
작년과 올해 T1 2군에 ‘스매시’ 신금재라는 같은 포지션의 유망주가 있지만, 1군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였다. 그런데 기존에 연속 우승했던 선수를 내려치기 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를 올려치기 하는 것이 문제였다.

심지어 시즌 초 구마유시를 내리고 스매시를 1군 주전으로 쓰자 T1 CEO였던 조 마시가 직접 개입해 구마유시 주전으로 고정시켰다는 점입가경할 소식이 전해졌다.
 
냉정하게 말하면 구단 사장이 선수 주전 기용에 개입한 것이 드러난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여기서 티원 구단의 선수 멘탈 관리 부족이 드러나는데, 선수 주전 콜업 샌드다운은 실제든 껍데기든 감독 코치진의 의견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설사 조 마시가 입김을 넣었어도 공개적으로는 감독의 의견으로 나오게 했어야 한다. 그의 판단으로 주전으로 고정되었던 구마유시가 지난 9일 월즈에서 우승을 하고 MVP를 했지만, 결국 절차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조 마시는 비판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T1 법무팀이다. MVP를 수상했던 당시 인터뷰에서 구마유시는 올 한 해 힘들었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만큼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특정 악성 팬덤의 사이버 테러를 당해왔다는 것이다.
 
구마유시가 유망주 시절 때 비경기 게임 내에서 철없는 행동을 했거나 트래쉬 토크를 공격적으로 한다고 해서 그게 업보가 될까? 10여 년 전 트래쉬 토크에 비하면 지금 그의 발언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때 당시에는 실제로 사이 안좋은 선수들끼리 감정 싸움도 있었으며, 구마유시의 발언은 기껏해야 상대를 ‘짓밟겠다. 박살내겠다.’는 수준인데 결과가 좋으면 문제 삼을 만한 일도 아니다. 언행일치의 모습이라 오히려 팬들을 미치게 하는 슈퍼스타 기질이다.
 
위의 과거 재계약 당시 ‘최고의 선수가 있을 곳은 T1이니까’ 문구도 그렇고 2023년 당시 파워랭킹 1위였던 중국의 징동 게이밍과의 4강 경기를 앞두고 ‘T1은 (월즈 5전제에서) LPL(중국 프로 리그)에게 지지 않습니다.’ 발언은 2023년 4강 징동 게이밍(JDG), 결승 웨이보 게이밍(WBG), 2024년 8강 탑 e스포츠(TES), 2024년 결승 비리비리 게이밍(BLG), 2025년 16강 진출전 인빅터스 게이밍(IG), 8강 애니욘 레전드(AL), 4강 탑 e스포츠 상대로도 전력차 열우세 상관없이 모두 이겨서 2013년 창단 이후 현재까지 13번의 중국 프로팀과의 5전3선승제에서 전승을 기록 중이다.
 
작년 제우스의 한화생명 이적은 기존 한화생명 출신 도란의 1+1 계약으로 매꿔서 결국 해결했지만 구마유시의 이적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심지어 전자는 샐러리캡 제도로 인한 사치세라는 이유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선수와 구단이 작년과 다르게 깔끔하게 헤어진 것처럼 비추려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러나 기저에는 사이버 테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구단의 모습에 충성도 높던 차기 슈퍼스타의 충성도 하락으로 이탈한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좋은 가정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하고 대접받는 것을 보고 싶다.
 
구마유시가 악성 팬덤들에게 비판받는 이유 중에는 그들의 질투가 들어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라북도 전주시 출신의 구마유시는 아버지의 직업이 목사이며 본인도 종종 하나님을 인터뷰에서 언급할 정도로 독실하다. 그래서 그들 중 일부는 구마유시와 개신교를 엮는 말도 안 되는 공격도 했다.
 
T1 안웅기 COO가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성경의 여리고성 돌 듯 파리를 순회했던 일화가 있는 크리스찬이고 선수도 같은 크리스찬이라고 해서 그게 선수 기용과 무슨 상관인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기독교가 싫어하는 동성애자로 취급되는 캐릭터도 있으며, 심지어 구마유시가 가장 잘 다루는 챔피언 ‘바루스’가 동성애자 캐릭터이다.
 
저출산 시대에 7남매의 화목한 가정도 질투의 대상이라고 한다. 제일 큰 누나는 서울대 정외과 졸업 후 행정고시 합격해서 과기부 사무관 근무, 큰 형은 아까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타크래프트 3회 우승했던 프로게이머, 작은 형은 광운대 로봇학과 졸업, 둘째 누나는 웹툰 작가, 셋째 누나는 서울대 음대 학사 및 마드리드 왕립고등음악원 석사 졸업한 클래식기타 전공자, 막내인 동생은 서울시 태권도 시범단 출신 이력의 성균관대 재학 중이다.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페이커도 한부모가정에 기초수급생활자였으며 올해 한화생명에서 은퇴하고 공익근무요원 입소 예정이라는 최고의 저니맨 ‘피넛’ 한왕호도 데뷔 2년차에 집안 사정으로 성씨를 바꿨다.
 
그럼 어릴 때 불우했던 사람들만 성공해야 하고, 유복한 가정을 가지면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면 안 되는 건가?
 
작년 여름 시즌 도중 티원은 역시나 부진했고 특히나 페이커는 손가락 부상이 도진 것 아니냐할 정도로 매우 부진했다. 경쟁팀이자 당시 LCK 4연속 우승팀인 젠지 e스포츠 상대로 1세트에서 일방적으로 난타당해서 패배하자 경기장 뒤편 부스에서 감독 및 코치와의 피드백 도중 혼자 자책하며 머리를 벽에 박는 행동을 한다.
 
사실 페이커의 저런 행동이나 2017년도 삼성 갤럭시에게 월즈 결승에서 3대0 패배를 당하고 나서 악수를 청하러 온 승자 선수들 앞에서 혼자 앉아서 우는 모습은 프로로써는 좋은 행동이 아니다. 보통은 승자를 축하해주고 경기장 뒤편에서 우는 게 상식이다. 작년 머리에 박치기하는 자책을 하니까 바로 껴안고 말리던 건 구마유시였다. 그때 필자가 느낀 게 구마유시가 좋은 환경에서 자라니까 유망주 때 게임에서 성질부리고 논란을 일으켜도 기본은 있구나 싶었다.
 
덕분에 재밌어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토브리그
 
모든 프로스포츠의 스토브리그는 재밌다. 물론 제일 재밌는 건 계약 기간 도중에도 이적이 가능한 축구이며 한때 몸값이 과열되어 등급제를 정한 야구는 이전보다 아쉽긴 하다. 야구와 e스포츠는 스토브리그가 겹치는데 이래서 야구팬들과 e스포츠 팬들이 겹친다.
 
벌써부터 구마유시의 한화 이적 가능성 때문에 T1 팬들은 한화는 야구 FA에나 돈을 써서 우승하라는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야구에 비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토브리그가 재밌는 점은 야구는 거의 폐쇄적으로 KBO 소속 구단 내에서 돌아가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단순히 한국의 LCK 뿐만이 아닌 중국의 LPL, 유럽의 LEC, 북미의 LCS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FA 선언으로 이적하게 된 구마유시의 작별 인사 영상. 출처 : T1 공식 유튜브 채널
이미 예전부터 수준 차가 벌어진 유럽의 LEC나 북미의 LCS는 한국의 좋은 매물 영입이 어려우니 LCK에서 1군 주전잡기 어려운 2군 유망주들을 미리 용병으로 영입한다. 북미는 유럽보다 선수 영입에 투자를 더 많이 지불하는지 LCK 하위권 팀의 주전 선수도 종종 영입하기도 한다.
 
결국 한국과 중국인데 중국은 올해 작년보다 한국과의 수준이 벌어졌다고 평가되지만 역시 한국 프로팀을 위협할 수 있는 건 중국 프로팀이다. 중국인이 한국 리그에서 뛴 사례는 없지만 한국인이 중국 리그에서 뛴 사례는 10년이 넘었다.
 
LCK 선수가 LPL로 옮겨서 용병이 되느냐 LPL의 한국인 용병이 LCK로 돌아오거나 데뷔를 하느냐가 핵심이다. 보통 계약 및 로스터 구성은 LCK 상위권팀을 시작으로 LCK 중하위권팀까지 완료 후 LPL로 넘어가는데 이는 LCK에서 몸값이 비싸서 계약을 못하거나 자리가 없어서 계약을 못한 선수들이 LPL로 이적하기 때문이다.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가 개신교 신자임에도 영입할 구단이 많은 LPL에서 도전할 것인지 내년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을 염두에 두고, 한화생명 등 LCK에 남을지 예측할 수는 없다. 이 글을 쓴 현 시점에서 스토브리그 주요 매물 중 같은 포지션이 자신 말고도 3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바이퍼’ 박도현, 디플러스 기아의 ‘에이밍’ 김하람, 중국 징동게이밍의 ‘페이즈’ 김수환.
 
내년 T1이 월즈 4연속 우승은커녕 근접할 성적도 내지 못한다면 이번 구마유시의 결별에 대한 팬들의 분노 및 이탈을 막기 힘든 20년 넘는 구단 역사상 최대 위기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최성환 gogodunk@naver.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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