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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지난 13일 부산에는 미 해군의 최신예 버지니아급 원잠 미시시피함(SSN-782)이 입항했다. 정기 순환배치일 뿐이다. 그런데 언론은 마치 북한에 대한 경고인양 확대해석했다. 물론 미국은 그런 것이 아니고 정기순환 근무일뿐이라고 설명까지 했지만 언론은 그게 아닐 것이라면서 여운을 남겼다. 이것이 우리 언론의 한계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의 부산입항은 처음이지만 한국 해역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 동해상에서 실시한 한-미 연합 잠수함 훈련에는 버지니아급 노스캐롤라니아(SSN-777)이 참가한 바 있다.
미 해군 역시 이번 방문이 정례적인 성격의 것으로, 한미 양국 군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美 해군은 “인도ㆍ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처음으로 배치되는 미시시피호(SSN-782)가 오늘 부산항에 입항했다”며 “미시시피호의 한국 방문은 한미 양국관계를 강화하고 양측 해군의 유대를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들은 “미시시피호의 한국 방문은 한반도의 현 정세와는 무관하다는 게 미군의 입장이지만,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확대해석(擴大解釋)하는 보도를 했다.
미국 외교 안보의 축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온 것은 이미 오래다.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21세기에 미국의 국가이익은 아시아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항공모함전단도 추가 배치했다.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했던 존C스테니스 항모전단이다. 중국의 팽창에 위협을 느낀 필리핀은 강력하게 미군의 재주둔을 요구했다. 1992년 필리핀을 철수했던 미 해군은 수빅 만을 다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오바마 美 대통령은 일본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담에 앞서 베트남을 국빈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內 마지막 아시아 순방이었다(마지막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은 빠졌다). 미-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완전한 양국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무기금수조치를 해제했다. 베트남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P-3C 대잠 초계기 구매를 타진했다. 베트남전의 상흔을 씻는 동시에, 중국에 맞서기 위한 두 나라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합일점(合一占)을 찿았다. 그 합일점은 바로 중국에 대한 공동대응이다.
미국은 이제 한국만을 위한 작전을 펼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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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소 냉전시절에 누리던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절대적 가치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 있어서 북한은 작은 변수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에게는 절대적 변수이지만 말이다. 미국은 중국이라는 보다 큰 변수를 놓고 아시아 전략을 짜고 판단한다. 이제 한국 지도부는 중국을 상대하는 미국의 큰 전략 틀 속에서 한반도를 생각해야 실수나 오판을 방지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 닉슨의 전략에 맞섰다. 70년대 후반 정치적 격변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그래도 미-소 냉전이라는 틀 속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매우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이승만 전두환 대통령은 미국의 큰 전략을 제대로 활용했던 인물이다.
공산주의 세력과의 대결에서 한국은 본의(本意) 아니게 주연(主演)의 자리를 맡았다. 외교적으로 출중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냈다. 박정희 대통령의 5.16혁명으로부터 시작한 한국의 경제발전은 미 동맹국으로서의 롤 모델이 되었다.
80년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국의 전두환 대통령, 영국의 대처수상, 일본의 나카소네 수상, 독일의 콜수상은 구소련과 동국권을 붕괴시키는데 가장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 가운데 88 서울 올림픽은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국가로 자리 잡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북한의 위협만을 의식한 나머지 중국에 기대는 것은 오판
그러나 현재 매우 위태롭다. 한-일 관계는 여전히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저자세 외교는 핵심 동맹국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까지 받고 있다. 북한의 위협만을 의식한 나머지 중국에 기대는 것은 명백한 전략적 오판이다.
2015년 중국 공산당의 승전기념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결정적 실책이다. 해서는 안되는 것, 가서는 안되는 곳, 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 것이 현재 우리 외교의 현주소다. 한마디로 청개구리식 외교다.
반면에 일본은 매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정확하게 코드를 맞추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미국과 인도 그리고 일본은 태평양과 인도양을 오가면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말라바르훈련>이라 불리는 미국-일본-인도 3국의 해상훈련은 이제는 정례적 훈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14~17일 동안은 오끼나와 인근 해상에서 대함, 대잠 훈련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지지통신은 "(미·일·인도) 3개국의 해상 안전보장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미국은 아시아 전체 판세를 보고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한반도만을 위한 작전은 더 이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에 한국은 한반도라는 아주 좁은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잠수함 한 척만 와도 호들갑을 떤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고성혁 sdkoh40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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