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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맘에 안 맞는 조직 무조건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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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호원 칼럼위원 |
[안호원 칼럼위원, 교수 겸 박사] 이제야 비로소 왜 육군사관학교를 없애고 통합 사관학교를 세우려는 의도를 알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5·16군사혁명과 12·12 군사반란,그리고 지난해 12·3 내란에 관여했다는 점을 들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육사가 쿠데타를 3번이나 했으니 통합해서 없애야 한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 처음엔 잘못 들었나 하고 귀를 의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특정 군 출신 장교들이 군 조직을 장악하는 구조를 바꾸면 쿠데타‘재발’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그야말로‘구더기 무서워 장 담지 못한다.’는 원리다.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현대전에서의 합동전력 강화 어쩌구 하던 국방부장관의 장황한 설명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을 대통령 스스로 자백한 거나 다름없다. 그냥 복수심이 앞선 거였다.
이 대통령이 말한 쿠데타 3번? 아마 1961년 박정희의 5. 16군사혁명과 1979년 전두환의 12.12 그리고 2024년 윤석열의 12.3비상계엄을 말하는 것 같은데, 무려 65년전, 47년전의 일이다. 게다가 박정희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육사 출신도 아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쿠테타도 아니고 내란도 아니다.
일부 군인이 그저 대통령의 명령을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재명은 이를 내란으로 몰아 무수한 군인들을 감옥에 보냈다. 육사가 사고 쳤으니,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니 아예 육사를 없애버리겠다고 작심을 했다.
이재명은 검찰까지도 없애 수사의 중립을 무너트렸다. 대법원을 걸레 조각으로 만들어 사법의 독립성까지도 파괴했다. 과연 올바른 정신인가. 특히 지난해 12.3은 대통령이 군대와 경찰을 동원했지만 적지 않은 군경 지휘관들이 지시를 거부했고, 국회와 시민들의 저항으로 실패했다.
세 번이나 쿠데타를 했다는 그 육사 생도들이 6. 25전쟁 당시 전체 임관자의 절반이 전사해가면서 나라를 지켰다. 지금도 그들은 최전방에서 국가를 방위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쿠데타(?)를 일으킨 육사 출신들도 있었지만, 목숨을 걸고 쿠데타를 저지했던 육사 출신들도 있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1979년 12·12쿠데타 현장에서 정병주 당시 특전사령관을 지키려다 쿠데타군의 총탄에 전사한 고(故)김오랑 중령도 있다. ‘육사 때문에 쿠데타가 일어났으니 육사를 없애야 한다.’는 단순무식한 생각으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폐합하려고 했다면, 이재명은 국군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
만약 훗날 통합 국군사관학교 출신들이 또다시 쿠데타를 모의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묻고 싶다. 또다시 통합 사관학교를 없애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 것인가. 경찰도 마찬가지다. 과(過)도 있지만 공(功)도 많다. 최근 검찰 역시 일부 정치적 수사 논란을 이유로 수사권 축소와 조직 개편의 대상이 됐다. 마침내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 60%가 반대한 형사소송법이다.
정치 검사 핑계 대며 검사제도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졌다. 돌이켜보면 빛 좋은 개살구 검찰개혁도 그런 논리였던 거다. 감히 우리를 수사한 무도한 검사 놈들, 검사라는 단어 자체를 없애버리겠다.
그런 유치한 복수심에 온갖 명분 붙여 때려 부수고 있을 뿐임을 육사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서 재확인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개정 형소법을 대통령이 안 읽어보았다고 한다.
모르는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사필규정’이라며 통과시켰단 말인가. 더구나 법조인인 이 대통령이 진짜 몰랐을까? 강권파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여기서 집고 넘어갈 것은 이런 못된 조직은 사관학교,검찰,경찰,국정원뿐만 아니다.
과거 잘못을 논하자면 재벌,언론,의사,교사,공무원, 그 누군들 자유로운가. 누구를 거론하기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치인들 특히 민주당 의원들, 눈송이처럼 순백한 존재들인가? 이재명 대통령 본인은 떳떳한가?
이 대통령에게 한번 묻고 싶다. 왜 육사만 없애려고 하나?
경찰도 1960년에 3.15부정선거 저질렀고, 1980년대에 박종철 물고문, 이한열 최루탄 쏴서 죽게 하지 않았던가. 최근에는 장윤기 사건 같은 은폐 조작 얼마나 많았었나. 쿠데타야 몇십 년에 한 번 일어났지만, 경찰 비리는 수시로 발생했다.
그렇다면 경찰도 없애야 하는 거 아닌가? 더구나 민주당 지지자들과 좌파세력들이 증오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대, 이명박 대통령은 고려대 출신이다. 그 학교 출신들 중 나쁜 사람들도 많다.
그런 논법이라면 왜 그 학교들은 없애자고 안 하는 건지? 같은 논리라면 앞으로 경찰이 권한 남용이나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다면 그때도 경찰 조직을 해체시키고 입에 맞는 내편 인사로 개편할 것인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기관을 없애거나 구조를 뒤엎는 것이 과연 국가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자기 정치 존속을 위해서는 자기 입맛대로 바꾸겠다는 것 아닌가. 이재명 정권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이재명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 이는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다. 옛날 왕정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손으로 해를 가린다고 해가 없어질까?
그림자는 어둠 속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역사는 잠시 가릴 수는 있어도 영원히 지을 수는 없다. 문제는 특정 기관 출신 일부의 범죄를 이유로 기관 자체를 문제 삼고 없애는 논리 자체는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일부 집단의 행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가정해보자.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책임은 헌정을 유린한 개인과 이를 방조한 지휘 체계에 묻는 게 맞다. 십수 년간 국가 안보를 책임질 장교를 양성해 온 교육기관 전체를 역사적 원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지나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방부 장관에게 통합 사관학교 설립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국민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제도 개혁은 사적 감정이 아니라 원인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
쿠데타를 막는 핵심은 단지 학교 이름을 바꾸거나 조직을 통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군(軍)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고, 인사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며, 군 내부 견제 장치를 보완하고, 헌법 수호 의식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이다.
정치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조직부터 없애는 방식은 가장 쉬운 선택일 뿐, 가장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이런 수법은 결국 정부가 바뀔 때마다 바뀔 수 있다.
한 시대의 잘못을 이유로 기관 전체를 단죄하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또 다른 국가기관이 같은 논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 시스템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허물고 다시 짓는 대상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고쳐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가야 할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어야 한다.
특정 사건이나 정권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꽃을 피운 국부 이승만 대통령과 산업경제로 부강대국을 마련한 박정희 대통령의 혼(魂)이 깃든 대한민국이 어쩌다 망국의 길을 자처하는지? 억장이 무너진다.
일당 독주하는 이 정권도 종말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걱정하고 두려워 말자. 두려워하는 건 그들의 몫이지 국민의 몫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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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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