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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대법정. |
[안호원 칼럼위원, 교수 겸 박사] ‘대인춘풍지기추상(待人春風持己秋霜).’ 이는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기를 갖기는 가을 서리처럼 매섭게 하라’는 뜻이다.
이 대통령의 행태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어찌 하나 같이 ‘이로남불’인지 이해가 안 된다. ‘자신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면서 남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매섭게 대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애증의 갈림은 더욱 가파르다. 집권 100여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워있다.
국방. 안보에 불안을 느낄 뿐이다. 민심의 긴박함과 격렬함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 국정 운영의 방향과 의지를 소상히 밝힌다면서도 국민의 의지와는 달리 엉뚱한 말로 긴 시간을 소모한다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김어준은 연출자이고 민주당 의원들은 배우
대한제국에서 ‘명통’(재명)이 최고의 권력자인 줄 알았는데, 그 위에 ‘청통’(청래)이 있고, 그 위에 ‘추통’(미애)이 최고로 존재하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위에 ‘상왕’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김어준이다. 김어준은 연출자이고 민주당 의원들은 배우다. 그의 말 한마디에 여야합의 파기! 정책이 휘둘리는 걸 보니 확실히 이재명 민주당이 과유불급의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싶다.
지난 8월 2일 정청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22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김어준이 민주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여당의 의제 설정이 김어준의 목소리와 시차를 두고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예로 사장되었던 ‘내란 특별재판부(이하 특판)’이슈를 다시 끌어올린 것도 김어준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위헌성에 대한 우려로 주춤했는데, 김어준이 판을 뒤집어 “이번에 특별재판부를 한 번 해보아야겠다.” 말한 후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특판 신속 추진 결의’를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국 김병기 원내대표도, 정창래 대표도 “특판을 설치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어느 누구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며 김어준의 명(命)을 따랐다.
우려되는 것은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 올 8월까지 민주당 166명 의원 중 106명이 출연했다. 조국 혁신당을 포함하면 현역의원들의 방송출연 횟수는 800여 회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다. 가히 연출자 소리를 들을 만하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현실의 도구
정치는 숭고한 척하는 연극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현실의 도구여야 한다. 무대 위에서 멸시의 언어를 반복하고, 배후의 연출자에게 끌려다니는 꼭두각시 정치를 끝내지 않는 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연출자의 끈을 끊어내고, 원칙을 협상과 대화의 토대로 되돌려 놓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정치가 다시 신뢰를 얻고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는 첫걸음이다.
정치가 무대극이라면 국민은 단순한 관객이 아니다. 정치는 국민의 세금과 신뢰로 운영되는 서비스이기에 국민은 마땅히 ‘고객’이어야 한다. 무대가 잘 돌아간다면 고객은 삶의 문제 해결이라는 결과물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는 고객을 존중하기는커녕, 연출자와 배우들이 서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끌고 다니는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결국 국민은 원하는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억지로 동원되거나 구경만 하다, 불신과 피로만 쌓아가고 있다. 이재명이 결국 ‘여야’ 협치를 하라고 한 것도 사탕발림으로 ‘협치를 하라고 하니까 진짜인 줄 알더라’였다.
권력(權力)을 잡고 나면 ‘안하무인’(眼下無人)
“내란 특검 연장 안 하고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 주는 것은 내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정청래가 뒤집은 것을 묵인한 범인은 누구겠는가. ‘명.청.추.’를 보면서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에 나오는 도둑 얘기가 떠오른다.
‘도둑놈 셋이 무덤을 도굴해 많은 황금을 훔쳤다. 축배를 들기로 해서 한 놈이 술을 사러 갔다. 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 혼자 다 차지할 속셈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두 놈이 다짜고짜 벌떡 일어나 그를 죽였다. 그새 둘이 황금을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둘은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죽었다. 결국 황금은 지나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
’ 애초부터 황금을 도굴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황금을 본 뒤로는 세 명 다 눈이 뒤집혔음이리 라. “권세(權勢) 또한 그렇다.” 권력(權力)을 잡고 나면 ‘안하무인’(眼下無人) 눈에 보이는 게 없다. 오직 내 것만이 옳고 남이 한 것은 모두 적폐(積弊)로 보일 뿐이다.
또한 욕심의 탑을 쌓아가며 마음 맞는 자들이 ‘작당’을 하여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함이라면 도둑이 술병에 독(毒)이 든 것을 모르고 마시듯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면서 패가망신(敗家亡身)의 길을 자초하고 마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청래가 말하는 사법개혁은 개혁이 아니다
정치의 본질은 국민을 위한 문제 해결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정적’(政敵)을 무너뜨리는 데 더 혈안이 되어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말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상대를 ‘이단’처럼 몰아세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재명. 정청래. 추미애. 김어준 한 번쯤 과거의 ‘역사’를 뒤돌아보았으면 한다. 지난 12일 대법원장이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사법의 독립을 외쳤다. 그렇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 뜻있는 검사들도 소리치고 있다.
이 나라는 법이 지배하는 나라이지 사람이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다. 정치 권력이 자기가 만든 특검을 시켜 수사하고, 자기가 만든 재판부에서 판결하려고 한다. 삼권을 한 손에 장악하는 것은 봉건 잔재이자 공산당 독재다.
그런데 내란특별재판부설치가 위헌이 아니라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라! “사법개혁은 사법부가 자초한 일이다. 자업자득이다.” 민주당 정청래의 말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의 핵심은, (1) 대법관을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리고, (2)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대법원을 장악하고, 내란재판을 끝낸다는 것이다. 정치권력이 사법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곧 헌법파괴다. 사법의 독립과 재판의 중립은 민주공화제의 기둥이기 때문이다.
정청래가 말하는 사법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헌법의 기둥을 도끼로 찍어내는 파괴에 다름 아니다. 그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자초했다고 책임을 전가한다. 그가 말하는 사법부의 잘못이 무엇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짐작컨대, 대법원이 이재명에 대한 상고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한 판결을 말하는 것 같다. 대법원 의도대로 유죄가 확정되었으면, 이재명의 정치생명은 거기서 끝났다. 그들이 당황하고 분노했을 것은 자명하다.
윤석열의 내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면
그 반동으로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 또 하나는 윤석열에 대한 구속을 취소했던 법원의 결정이었던 것 같다. 만일 법원이 윤석열의 내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면, 이재명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 공포에 i겨 이런 특별재판부 설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국민 모두는 법 앞에 평등하다. 사법부는 이 명제에 따라 재판을 했을 뿐이다. 그 재판이 그들에게 공포와 분노를 가져다주었더라도, 그것은 순전히 그들의 자업자득일 뿐이다.
그런데 정청래는 이를 사법부의 자업자득이라 뒤집어 씌우기 바쁘다. 그렇게 얼렁뚱땅 국민을 속일 수 있을까? 더 큰 죄악을 짓기 전에, 그 헌법 파괴의 도끼를 내려놓기 바란다. 그 누구도 위대한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을 더 이상 모독하지 말라.
이 부분에서도 연산군의 총애를 받던 장녹수의 만행의 결과를 언급하고자 한다. 장녹수가 이웃집이 더 크고 좋다며 헐값만 주고 사실상 빼앗으려 했다. 이를 원통해하던 백성들의 하소연에 사헌부(司憲府)가 직접 감찰해 보니, 장녹수의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사헌부의 칼날이 장녹수에게 향했고, 장녹수는 연산군에게 달려가 구원을 요청했다. 연산군은 ‘사헌부가 민원을 빙자해 개인 간의 계약에 간섭했다.’며 사헌부의 수장인 대사헌을 비롯해 간부들까지 죄다 잡아들였다.
결국 연산군은 사헌부를 폐지하고, 함께 삼사(三司)라 불리던 홍문관과 사간원도 없애 버렸다. 오늘날로 말하면 검찰총장과 검사들을 잡아들이더니 아예 검찰을 없애 버린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냐고 할 거 같은데, 그와 같은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연산군은 사헌부 없애고 딱 1년 10개월 후에 쫓겨났다. 검찰청을 없애려고 하는 민주당. 과연 어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침묵은 ‘금(金)’이고, 웅변은 ‘은(銀)’이다.” 토머스 칼라일의 말이다.
그러나 폭정(暴政)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금’이 아니라 ‘악(惡)’이다.
국민이 뽑은 선출직 대통령이니까, 국민의 이름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런 오만방자한 자들이 나라를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헌법에 충성하고 국민을 섬기는 봉사자이지 독재자가 아니다. 민주공화정의 나라는, 국민이 권력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런데 저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국민과 사법부를 겁주고 있다. 참, 가소로운 일이다. 한 방울의 물은 미약하지만, 그 물방울이 모여 큰 강을 이룬다.
필자는 ‘역사의 신(神)’을 믿는다. 대한민국은 기적의 나라다.
대한민국은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이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60%가 넘는 국민들이 이재명 재판을 원하고 있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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